아시안게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연주…한국 하키 5-0 승리보다 남은 질문
요즘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재미있는 손님들이 늘었어요. 바로 외국인 관광객이에요. 중국에서 온 20대 관광객은 부산에 오기 전까지 야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대요. 그런데 챗GPT로 야구 규칙을 배워가며 경기를 보더니, 이제는 응원가까지 따라 부를 정도로 푹 빠졌다고 해요. 중국의 한 SNS에는 “부산 야구장 표는 어떻게 구하나요?” 같은 질문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고요.
외국인이 놀라는 건 관광객만이 아니에요.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한국에서 경기를 했을 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치어리더들이 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을 하더라. 굉장히 흥미로웠다. 에너지가 넘쳤다. 메이저리그에선 볼 수 없는 분위기다”라고 말했어요.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 선수도 “독특했다. 열정이 느껴졌다. 소리가 굉장히 크고 열정적인 분위기였다”고 했지요. 도대체 한국 야구장에는 어떤 특별한 문화가 있는 걸까요?우리나라 프로야구는 1982년에 처음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지금 같은 응원 문화가 없었어요. 관중들은 그냥 자기 마음대로 손뼉을 치거나,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정도였지요. 정해진 응원 방법 같은 건 없었어요.
그러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변화가 생겼어요.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라는 역할이 새로 생긴 거예요.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 우리가 아는 것 같은, 활기차고 체계적인 응원 문화가 자리 잡았답니다.
한국 야구장 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마다 응원가가 다르다’는 거예요. 어떤 선수가 타석에 나오면, 그 선수만을 위한 노래가 울려 퍼져요. 이 노래는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아는 팝송이나 가요를 가사만 바꿔서 만들어요. 그래서 처음 듣는 사람도 몇 번만 들으면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어요.
각 팀에는 치어리더 4~5명 정도와 응원단장 1명이 있어요. 응원단장이 앞장서서 구호를 외치면, 치어리더들이 거기에 맞춰 춤을 추고, 관중들은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손뼉을 쳐요. 우리 팀이 공격할 때는 계속 노래와 율동이 이어지다가, 상대 팀이 공격할 때는 조용히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규칙이에요.
미국이나 일본 야구장에서는 보통 관중이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다가, 좋은 장면이 나오면 박수를 치는 정도예요. 그런데 한국은 달라요. 이닝마다, 선수마다 노래하고 춤추고 함께 소리를 지르지요. 이 모습을 본 외국 기자들은 “역동적이다”, “열정적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써요. 그리고 이 문화를 케이팝 콘서트에 비유하기도 해요.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응원봉을 흔들고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케이팝 팬들의 모습과,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 다 같이 노래하고 춤추는 야구장 관중들의 모습이 참 닮았거든요.
이제 부산 사직야구장은 단순히 야구를 보는 곳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지가 됐어요. 야구 규칙은 잘 몰라도, 응원 문화 자체를 체험하고 싶어서 오는 거예요. 경기가 끝난 뒤에는 치킨이나 닭강정, 부산의 명물인 밀면을 먹고,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이나 응원 용품을 사 가는 것도 하나의 코스가 됐답니다.
한국 야구장의 응원 문화는 원래 야구를 더 재미있게 보려고 관중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 거예요. 그런데 이게 이제는 외국인들도 일부러 찾아와 경험하고 싶어 하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됐어요. 스포츠 경기를 보는 방법 하나가, 케이팝처럼 세계인이 즐기는 ‘케이컬처’로 자라난 셈이지요. 다음에 야구장에 가시게 되면, 경기 결과뿐 아니라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분위기도 한번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