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연주…한국 하키 5-0 승리보다 남은 질문
슬램덩크는 1992년부터 우리나라 만화 잡지에 연재되기 시작해서 1996년까지 이어졌어요. 단행본으로는 총 31권이 나왔는데, 만화를 별로 안 보던 사람들도 이 만화만큼은 꼭 챙겨볼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어요. 농구를 잘 모르던 학생들도 이 만화를 보고 나서 농구공을 잡아보고 싶어졌다고 할 정도였지요.
비슷한 시기에 또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어요. 1994년 초,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가 방송된 거예요. 이 드라마는 대학 농구팀 이야기를 다뤘는데, 극 중 무대가 바로 농구대잔치였어요. 만화로 농구에 빠진 사람들이, 이번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실제 농구 경기까지 찾아보게 됐어요.
이 시기 농구대잔치에서는 실제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아직 프로에 데뷔하지 않은 대학생 선수들이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현대전자 같은 어른들로 이루어진 실업팀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난 거예요. 이때 활약한 선수 중에는 ‘쌕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이상민 선수도 있었어요. 곱상한 외모로 큰 인기를 끌면서, 경기장에는 그를 보러 온 팬들, 이른바 ‘오빠부대’가 몰려들었답니다. 농구 선수가 지금의 아이돌처럼 사랑받던 시절이었어요.
만화 속 주인공들이 온 힘을 다해 코트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마지막 순간에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만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진짜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에요.
이렇게 큰 인기를 끌었던 슬램덩크는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한번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어요. 2023년 초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관객 50만 명을 넘겼고,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받으며 누적 관객 488만 명을 넘어섰어요. 30~40대 어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극장을 찾았고, 그 모습을 본 10~20대 젊은 세대도 함께 이 만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답니다.
슬램덩크와 마지막 승부, 그리고 농구대잔치까지, 이 세 가지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어우러지면서 한 시대의 큰 농구 붐을 만들어냈어요. 만화 속 이야기가 현실의 경기장으로, 그리고 실제 스타 선수의 탄생으로 이어진 셈이에요. 이야기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그 힘이 실제 운동장까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걸, 이 시절의 농구 붐이 잘 보여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