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연주…한국 하키 5-0 승리보다 남은 질문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는 지금도 많은 어른들이 반가워하는 캐릭터예요. 그런데 이 호랑이가 확정되기 전까지, 사실 토끼 캐릭터와 치열하게 경쟁했다고 해요. 최종적으로 호랑이가 뽑힌 건, 호랑이가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이었기 때문이에요.
호돌이를 그린 김현 디자이너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사나운 맹수 호랑이를 귀엽게 그리려고 노력했고, 특히 한국적인 이미지를 더하려고 머리에 상모를 씌웠다”고요. 상모는 우리나라 전통 농악(농사지을 때 하는 음악과 춤)에서 쓰는, 끈이 달린 모자예요. 무서운 호랑이를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바꾸면서도, 한국다운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 한 거예요. 호돌이는 올림픽이 열리기 무려 5년 전인 1983년에 미리 발표돼서, 오랫동안 대회를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두 마스코트가 함께 등장했어요. 백호(하얀 호랑이) ‘수호랑’과 반달가슴곰 ‘반다비’예요. 이름부터 살펴볼까요? ‘수호랑’에서 ‘수호’는 선수와 관중을 보호한다는 뜻이고, ‘랑’은 호랑이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강원도의 유명한 민요 ‘정선아리랑’도 함께 떠올리게 만들어요. ‘반다비’에서 ‘반다’는 반달을 뜻하고, ‘비’는 대회를 기념하는 비석의 ‘비’자를 땄어요.
호랑이와 반달가슴곰을 고른 이유도 있어요. 둘 다 우리나라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동물이거든요. 수호랑은 겨울 올림픽에 어울리게 새하얀 백호로 그렸는데, 흰색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부를 만큼 평화를 상징하는 색이에요. 반다비는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마스코트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어요. 재미있는 비하인드도 있어요. 반다비는 처음에 눈동자가 얼굴 가운데에 있었는데, “무섭게 보인다”는 의견이 나와서 옆을 바라보는 순한 눈으로 다시 고쳤다고 해요.
마스코트는 사실 그 나라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런 나라예요”라고 소개하는 얼굴이나 마찬가지예요. 호돌이는 씩씩한 호랑이의 나라를, 수호랑과 반다비는 평화와 화합을 소중히 여기는 강원도의 자연을 세계에 알렸어요. 귀엽게 그려진 캐릭터 한 마리 한 마리에, 디자이너의 고민과 그 시대 사람들의 바람이 함께 담겨 있는 셈이에요.
앞으로 올림픽이나 큰 국제 대회 소식을 들으실 때, 마스코트의 이름과 생김새를 한 번 더 눈여겨보시면 어떨까요. 그 안에는 늘 그 나라와 그 도시가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숨어 있으니까요. 스포츠 대회 하나가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서도 문화를 전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