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연주…한국 하키 5-0 승리보다 남은 질문
사실 초창기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정해진 색깔이 따로 없었어요. 그때그때 여러 디자인의 유니폼을 돌려가며 입었지요. 그러다 1977년 6월, 한일전 경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빨간색 하의를 입기 시작했어요. 이때부터 시작된 ‘올 레드’(위아래 모두 빨간색) 유니폼 전통은 1993년까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답니다.
1994년 무렵, 놀라운 변화가 생겼어요.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갑자기 흰색으로 바뀐 거예요. 이유가 재미있어요. 빨간색이 상대 선수들의 투지를 더 불타오르게 만들어서, 오히려 우리 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우리나라 대표팀은 흰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어요.
지금 우리가 아는 것처럼 빨간색이 국가대표팀의 상징으로 완전히 굳어진 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거치면서예요. 이때는 유니폼을 만드는 회사가 화려한 색을 넣어서, 원래 빨간색이 형광빛이 도는, 분홍색에 가까운 빨간색으로 보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 시기에 거리마다 빨간 옷을 입은 붉은악마 응원단이 함께하면서, 빨간색은 선수들의 유니폼을 넘어 온 국민이 함께 입는 색깔이 됐어요. 유니폼 색깔 하나가 응원 문화와 딱 맞아떨어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상징이 된 거예요.
그 뒤로도 유니폼 디자인은 계속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기본 색은 여전히 빨간색을 지키면서도, 최근에는 민트색 같은 새로운 색을 함께 넣거나, 태극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무늬를 새겨 넣는 등 전통과 새로움을 함께 담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유니폼 색깔이 바뀌는 걸 그냥 디자인 유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그 시대의 전략, 마케팅, 그리고 국민의 마음까지 함께 담겨 있어요. 상대의 기를 꺾으려던 고민, 세계 시장을 겨냥한 디자인, 그리고 국민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치게 만든 우연 같은 필연까지요. 다음에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실 때, 유니폼 색깔에도 이런 역사가 숨어 있다는 걸 한번 떠올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